실리콘밸리 디자인의 역사
글로벌 스타트업을 만든 디자이너들
이란 부제가 달린 책이다. 원제는 Make it new
. 원저와 굉장히 다른 스타일로 표지 디자인을 변경한 게 인상적이다. 효과가 있었을까? 아무튼 매끄럽지 않은 문장이 많아 읽기 쉽진 않았지만, 덕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여럿 알게 되었다.
104p
‘인류에서 내쳐진 난민’같은 한 쌍이 청바지에 티셔츠를 걸치고 보그트의 사무실에 나타나, 만우절에 설립하고 과일 이름을 따서 명명한 회사의 주식으로 17,000달러 상당의 디자인 서비스를 바꾸자는 황당한 제안을 던졌을 때, 보그트는 거절했다. 그는 후회하듯이 회상했다. “문제는, 애플 같은 회사들이 당시에는 매우 빨리 왔다가 간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우리는 그냥 보내기로 결정했어요.”
105p
디자이너들의 입장에서는 기능적 하청업자로서 ‘형편없는 아이디어를 정말 잘 실행하기’라는 역할에 점점 더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
187p
까다로운 스티브 잡스조차 리사를 통해 산업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혁신적으로 융합한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았다. 스티브는 정식 제막식을 앞두고, 전문적으로 가공된 외형모델의 천 덮개를 찢더니 잠시 쳐다보다가, “이건 쓸모없는 겉치레야.”라고 선언했다. 그날 갑자기 해고된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 팀은 이것을 높은 칭찬으로 해석했다.
201p
200만 달러라는 유례없는 의뢰비용을 받아 한껏 고무된 에슬링거는 독일연방공화국(Federal Republic of Germany, FROG)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미국의 프로그 디자인 Frogdesign으로 정밀 상점 장비를 선적하기 시작했다.
202p
모그리지의 아이디투, 마이크 뉴털의 매트릭스디자인, 데이비드 켈리 디자인의 합병으로 형성된 IDEO는 말 그대로 유럽 디자인과 미국 엔지니어링의 결합이었다. 프로그디자인은 칸트와 실러까지는 아니지만 바우하우스와 울름에 뿌리를 둔 유럽 대륙의 전통 디자인 이론을 캘리포니아에 가져왔다.
208p
이들이 성장하면서 젊은 컨설턴트 회사들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 좌뇌가 아닌 우뇌식 사고를 지원하는 내부 문화,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저임금을 받는 디자이너들이 고객의 기업 디자인 사무실로 유인되는 것을 막을 만큼 충분히 재미있는 분위기를 지지하는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이었다. (중략) ‘불타는 목요일’1은 팔로알토의 대학가에서 도보 거리 내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공동체를 위한 방과 후 의식이 되었다.
222p
루나는 제품의 ‘기능’에 감성적 호소력, 사용 편의성, 제조 가능성, 브랜드의 진실성을 담아야 한다는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형태는 모든 것을 따른다.”라는 슬로건으로 뭉쳤다. 데이비드 켈리 디자인의 인습 파괴자들은 중요한 가치로 입증해왔던, 때로는 실패하라 (Fail sometimes), 왼손잡이가 되어라 (be Left-handed), 있는 곳에서 나가라 (get Out there), 엉성하고 어리석게 굴어라 (be Sloppy and Stupid)와 같은 ‘효과적인 붕괴방지 디자인 방법론’을 사용하며 정기적으로 FLOSS하라고 배웠다.
255p
“70년대에는 다른 프로그래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하드코어 메인프레임 프로그래머들이 있었고, 그 반대편에는 인쇄 매체에 깊이 빠져 있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있었다. 애플의 휴먼 인터페이스 그룹에서, 우리는 희귀한 종의 다양한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들의 첫 번째 새로운 멤버들을 보기 시작한다.” 그래픽 디자이너와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결합시킴으로써, HIG는 새로운 디자인 분야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가장 최근의 분야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391p
삼성은 1994년 팔로알토에 IDEO와 공동으로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실리콘밸리에 초기 거점을 설립했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미국인 담당자들과 공유된 공간에서 일했다. 그리고 전통 공예에 접목된 산업 스타일링을 강조하면서 연구 기반, 혁신 중심, 인간 중심 등의 디자인 방법론을 배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이 “빠른 추종자”에서 업계 리더의 위치로 진화하고 있던 시기에 새로운 사고방식을 배웠다는 점이다.
406p
케이시는 고객들과의 연속적인 회의들을 오가며 비행하던 중에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며, 윤리적으로 책임을 지는 디자인 관행의 10가지 원칙에 대해 생각해냈다. 그녀는 그것을 다섯 개로 편집하여 일종의 디자이너 협약으로 만들었고 디자인 커뮤니티에 퍼뜨렸다.
- 디자이너스 어코드 Designers Accord에 참여할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한다.
- 각 고객과 환경 및 사회적 영향 및 지속 가능한 대안에 대한 대화를 시작한다. 환경 및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디자인과 작업 프로세스를 지원하기 위해 고객과의 계약을 다시 작성한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위한 전략적이고 물질적인 대안을 제공한다.
- 지속 가능성과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팀에서 교육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착수한다.
- 당신의 윤리적 발자취를 고려한다. 회사가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연간 기준으로 회사의 영향을 측정, 관리 및 절감을 위해 노력한다.
-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위한 공동 지식 기반에 적극적으로 기여함으로써 환경 및 사회 문제를 디자인의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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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마다 술과 파티를 즐기는 유사 휴일 ↩